다산 정약용 강릉김씨의 피가 흐른다
다산 정약용 강름김씨의 피가 흐른다
1. 다산 정약용
조선후기의 대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나주(羅州)[또는 압해(押海)] 정씨(丁氏)의 23세손인데 나주정씨는 9代 玉堂[弘文館의 별칭] 가문으로 유명한 집안이다. 나주정씨 최초의 문과급제자 정자급(11세손)으로부터 시작해서 9代에 걸쳐 문과급제하고 또 특히 홍문관 등 예조아문의 문한(文翰)에 출사했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가문 대대로 문명(文名)을 떨쳤고 조정에서도 인정했다는 뜻이다.
또한 다산 집안 사람들 개개인의 인생영욕(人生榮辱)은 그야말로 정치, 문화, 종교, 학술 및 예술 등 조선후기의 역사적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산의 부친 정재원(1730~1792)은 정실(正室) 의령남씨에서 장남을 낳고, 후실(後室) 해남윤씨[공재 윤두서의 손녀]에서 3남1녀, 소실(小室)에서 1남2녀 등 슬하에 5남 3녀를 두었다. 장남 약현은 경주이씨[이벽의 누이]에게 장가들어 2녀를 낳았는데 맏사위가 바로 황사영이고, 장녀의 남편이 평창이씨 이승훈이고 이승훈의 외삼촌이 여주이씨 이가환인데 이가환은 성호 이익의 종손(從孫)이다. 차남 정약전은 자산어보의 저자이며, 3남 정약종은 천주교 순교자이며. 4남 정약용은 정조의 총신이었는데 순조 초기에 유배를 당했지만 오히려 학문적 업적을 쌓았으며 그리고 추사 김정희 및 초의선사의 스승이 되어 외증조 공재와 손제자 소치(추사의 제자)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남도의 학문과 예술를 이끌었다.
2. 월헌 정수강
그러나 다산의 직계조상 12세손 월헌(月軒) 정수강(丁壽崗)이 바로 강릉김씨 모암공파 24세손 김언신(金彦辛)의 맏사위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안계(安繼)의 차남인 언신은 신언 근언 눌언 등 3명의 아들과 정수강 이위(李偉) 등 2명의 사위를 두었다. 먼저 사위 정수강 인터넷 족보의 <내용보기>를 본다.
신언 (愼言) 25 子 언신 (彦辛) 안계 (安繼) 귀성 (貴誠) 한림공 모암공 회와공
근언 (謹言) 25 子 언신 (彦辛) 안계 (安繼) 귀성 (貴誠) 한림공 모암공 도정공
눌언 (訥言) 25 子 언신 (彦辛) 안계 (安繼) 귀성 (貴誠) 한림공 모암공 정랑공
정수강 (丁壽崗) 25 사위 언신 (彦辛) 안계 (安繼) 귀성 (貴誠) 한림공 모암공파
이위 (李偉) 25 사위 언신 (彦辛) 안계 (安繼) 귀성 (貴誠) 한림공 모암공파
서 丁壽崗(정수강)◁
羅州人 參判 父 修撰 子伋 子 丁玉卿 縣令 玉亨 文 兵判 月軒 玉精 女 宋康 鎭川人 縣令◁
사위 정수강은
나주인이며 참판[종2품] 벼슬을 했고, 부친은 수찬 정자급이고, 아들로 장남 정옥경은 현령이고, 차남 정옥형은 문과급제자이며 병조판서[정2품] 호는 월헌이고, 3남은 정옥정이고, 사위는 송강인데 진천인이고 현령이다.
*** <오기정정> 정옥형의 호가 월헌(月軒)이라고 했는데, 月軒은 부친 정수강의 호이며 정옥형의 호는 월봉(月峰)이다.
윗글에서 정수강의 아버지 정자급의 벼슬이 수찬(修撰)이라고 했는데, 홍문관 수찬[정6품]은 문과급제자가 아니면 맡을 수 없는 관직이므로 - 비록 표현은 없지만 - 정자급도 문과급제자임을 알 수 있고, 차남 정옥형도 문과급제자라고 했으니 3代가 문과에 급제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자급 정수강 정옥형 3대의 조선문과방목과 정수강의 장인 김언신도 문과급제자이므로 김언신의 족보 <내용보기> 및 문과방목을 아울러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 01135 정자급(丁子伋) (1460 世祖 06年 庚辰平壤 6/22)
【전자】 생원(生員)
【 자 】 여보(呂甫)
【생년】 계묘(癸卯, 1423)
【졸년】 정미(丁未, 1487) 향(享) 64
【 부 】 정연(丁衍)
【 조 】 정안경(丁安景)
【 증 】 정세(丁世)
【외조】 이경도(李庚道) (載寧)
【처부】 황처성(黃處盛) (沃川)
【직력】 소격서령(昭格署令) 계유원(癸酉員)
【본관】 나주(羅州)
【거주】 백천(白川)
정자급은 자(字)가 여보(呂甫)이며 1423년생으로 계유년(1453 단종원년) 30세의 나이로 생원시에 합격했고, 1460년(경진) 37세의 나이에 생원자격으로 경진년(1460) 평양별시에 22명중 6등으로 급제하였고, 최종관력은 소격서령[종5품]이었고, 1487년 향 64세로 졸했다. 참고적으로 계유년(1453)에는 증광시와 식년시 등 2회의 감시(監試) 및 대과시험이 있었는데, 증광감시 생원시의 장원은 강릉김씨 監務公 金允南의 손자 22세손 김상(金湘)이고 金湘은 1457년에 급제한다. 金湘은 長浦公 金行의 증조이다. 또한 경진평양별시의 장원은 진주유씨 유자한(柳自漢)이다.
정자급의 증조는 정세이고, 조는 정안경이고, 부는 정연이고, 모는 재령이씨[이경도의 딸]이며, 처부는 옥천황씨 황처성이고, 거주지는 황해도 배천[白川 - 보통 배천으로 읽음]이다. 이 대목에서 압해(押海)[전남 신안군 압해면의 한 섬] 정씨(丁氏)가 황해도 배천으로 이거(移居)하게 된 과정과 강릉김씨 김언신과 혼사(婚事)를 맺게된 경위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압해정씨 정자급의 조상은 고조 정원보(丁元甫)[7세] 대에 이르러 개성(開城)으로 상경하였는데 아마도 정원보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관학(官學)을 공부하고 출사(出仕)하기 위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부 丁安景이 배천에 자리를 잡았고, 아버지 丁衍은 재령이씨 李庚道의 딸과 혼인하여 丁子伋을 배천에서 낳았다고 한다. 배천에서 출생하여 文科 공부를 한 정자급이 무관 정5품 영중랑장(領中郞將) 黃處盛의 딸과 혼인하게 된 사연은 정확하게 추론할 수 없지만 그것은 무관 정6품 보승랑장(保勝郞將)이었던 조부 丁安景과 아무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적으로 領中郞將은 1,000人으로 구성된 단위부대 령(領)를 통솔하는 정4품 將軍의 참모로서 정원은 정5품 2명이며 각 200人으로 구성된 단위부대[일명 오대(伍隊)]을 지휘하는 정6품 낭장(郎將) 5명을 관리하는 자리다. 보승랑장(保勝郞將) 保勝은 兵種의 하나이다. 200人은 각 50人의 오(伍)로 그리고 伍는 각 25人의 대(隊)로 편제되어 있다. 그리고 장군 위에 大將軍[종3품 정원1명]과 上將軍[정3품 정원1명]이 있다. 고려의 정규군 군사제도는 2軍6衛로 편제되어 있는데 현대적으로 비교하면 8軍團[또는 8軍司令部] 체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중랑장은 영관급이고 낭장은 위관급일 것이다.
그런데 丁子伋의 외조부 즉 丁衍의 장인 李庚道는 고려말기 전공판서(典工判書)를 지낸 인물로 출장입상(出將入相)이라고 하나 근본적으로 文官이다. 出將入相이란 전시에 전방으로 나가서는 將軍의 역할을 하고 평상시 朝廷에 들어와서는 宰相의 역할을 하는 官僚 및 臣下의 이상적 모델을 말한다. 그리고 전공판서는 1362 ~1368년 동안 잠시 6司 체제로 유지되던 전공사(典工司)[조선의 工曹]의 判書[정3품]인데 그는 1388년 이성계의 위화도회군(威化島回軍) 전까지 고려조정에서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기득권층이라는 것이다.
그는 반이성계편에서 우왕복위 운동을 펼치다 실패하여 1390년 유배를 가게 되며 그 이후의 행적은 알 수 없다. 李庚道의 두 아들 중 하나는 江原道 伊川, 다른 하나는 黃海道 松禾에 살았다고 하며 또 사위인 丁衍도 초명(初名) 협(浹)을 연(衍)으로 개명하고 은덕불사(隱德不仕)하였다고 하는데, 이것도 부친 또는 장인의 유배와 관련된 잠적 또는 은둔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경도와 특히 사위 정연의 생졸연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런데 정자급은 1423년(세종5)에 고향 배천에서 출생했고 어려서 죽은 형제자매가 있었을 것이지만 아무튼 정실 재령이씨 소생의 독자다. 1392년 음력 7월 조선이 건국되고 무려 30여년이 지나 고향에서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외조 이경도는 1360년대의 전공판서 관력 및 1390년 유배사실을 감안하면 대략 1320~40년생 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외조와 외손자의 나이차이가 무려 80~100세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부친 정연은 조선건국 후에 고향에서 은덕불사했다는 것이며 또 늦게 50대 정도에 아들을 낳았다고 본다면 부친 정연은 대략 1370년생 정도이다.
그런데 미리 밝혀두지만 정자급의 사돈 강릉김씨 김언신의 고향은 송오공 및 모암공 이후 대대로 충청도 全義이다. 정자급의 처부 옥천황씨 황처성은 조부와 같은 무관출신이고 조선초기에 옥천황씨의 사위나 외손자가 거의 옥천으로 낙향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사돈의 고향이 가까운 전의라는 점에서 옥천은 아무튼 정자급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옥천은 祖母의 친정[즉 陳外家 = 父의 外家]이거나 외조 이경도의 고향 또는 처가이거나 장인 황처성의 고향일 가능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정자급은 황해도 배천에서 출생했지만 외가인 옥천에서 성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대대로 독자였으며 늦둥이를 본 아버지 정연이 죽자 어린 아들 정자급은 외가 옥천으로 간 것이다. 옥천은 또한 정자급의 처가이며 그리고 고향 황해도 배천과의 인연이 이미 끊어진 정수강의 제2고향이 된 것이다. 이것은 정수강이 만년에 치사(致仕)하고 경기 고양으로 入鄕한 압해정씨 고양 입향조(入鄕祖)였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3. 회와 김언신
다음은 정자급과 사돈관계인 김언신의 족보 <내용보기> 및 문과방목을 살펴보기로 한다.
子 彦辛(언신)◁
字 子西 號 晦窩
一四三六年 世宗 丙辰生 己卯進士
世祖朝 丙戌別試 文科 通政大夫 承政院都承旨 行經筵관侍講官 弘文관校理 藝文관奉敎 司諫院獻納
吏曹正郞 司憲府持平 知製敎
一四八七年 成宗 丁未 五月十九日卒
[墓]先塋 午坐
公天性剛直成宗朝玄碩圭爲相公彈之比盧杞王安石
上恕命禁府鞠之當以欺岡
上命致闕庭問曰 欺岡罪當死 汝猶以碩圭眞爲小人乎
(公曰) 非誤執碩圭眞小人
上曰 汝比我於德宗神宗耶
公曰 德宗用一盧杞 神宗用一安石 碩圭則兼二人之陰險奸邪 殿下用之臣以爲過也
○上曰 殺諫臣者惟桀紂 予豈殺諫臣哉 往就爾職遇事極言之 令政院饋酒 事在寶鑑及龍仁誌◁
[配]淑夫人 南平文氏 父 牧使 敍 祖 判中樞 孝宗 曾祖 順平君 達漢 外祖 知敦寧 漢陽 趙慕
一四三八年 世宗 戊午生 一四八七年 成宗 丁未 十二月十八日卒
[墓]連墳◁
언신
자는 자서, 호는 회와
1436년 세종 병진생, 기묘(1459년) 진사
세종조 병술(1466년) 별시 문과급제, 통정대부[정3품당상] 승정원도승지[정3품] 행경연관시강관[겸직] 홍문관교리[정5품] 예문관봉교[정7품] 사간원헌납[정5품] 이조정랑[정5품] 사헌부지평[정5품] 지제교[겸직]
1487년 성종 정미 5월 19일졸
[묘]선영 오좌
공은 천성이 강직하였으며 성종조에 현석규가 재상이 되었을 때 공이 그를 탄핵하며 노기 및 왕안석에 비유했다.
상이 노하여 의금부에 국문(鞠問)을 명령했고 마땅히 기망(欺罔)[임금을 속인죄 *속일 망(罔)자가 언덕 강(岡)자로 잘못 표현됨]으로 다스리려 했다.
상이 궐정에 내치며 물은바, 기망죄<역시 岡자는 잘못>는 마땅히 사형이다, 너는 지금도 석규를 정말 소인이라고 부르는 것이냐?
(공왈) 제가 잘못 고집하는게 아니라 석규는 정말 소인입니다.
상왈, 그렇다면 너는 나[임금]를 덕종과 신종에 비유한단 말인가?
공왈, 덕종은 한번 노기를 기용했고, 신종은 한번 왕안석을 기용했을 뿐인데, 석규는 즉 그 두명의 음험 간사를 갖추고 있으니, 전하의 신하기용은 더 과한 것입니다.
상왈, 간신(諫臣:3사에서 임금에 충언하는 신하)을 죽인 자는 오로지 걸왕과 주왕뿐이니라, 어째 간신을 죽일 수 있단 말인고, 가서 너의 직분을 다하고 극언으로 섬기라, 하며 승정원에 명하여 술을 내리셨다. 이런 기사가 보감 및 용인지에 기재되어 있다.
[배] 숙부인[정3품 문무관처] 남평문씨, 부는 목사 문서, 조는 판중추 문효종, 증조는 순평군 문달한, 외조는 지돈녕 한양조씨 조모이다.
[묘]연분
*** 노기 및 왕안석은 천자의 총애를 받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소인배란 평가도 있던 신하였는데, 마침 지평자리에 있던 김언신이 재상에 임명된 현석규를 노기 및 왕안석에 비유하여 성종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결국 국문이 열리어 진상을 가리는 과정에서 왕이 “말을 바꾸면 용서하겠다”고 유도했으나 김언신은 “말을 바꿔 목숨을 구하지 않겠다”고 끝내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후로 김언신의 행동은 간신의 사표로 회자되고 있다.
김언신의 묘재(墓在)는 선영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선영은 어디일까?
<다음호에 계속>
*** 현석규도 강릉김씨의 외손인데, <현석규와 김언신 일화>는 나중에 별도로 다룰 것입니다.
*** 모암공 및 송오공 등 김언신의 직방계 선조들의 세거과정 그리고 강릉김씨와 압해정씨 사이에 혼사가 이루어지게 된 경위 및 배경 등을 살펴볼 것입니다.
숙간공 백동파 도정공지파 38세손 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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