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김형기
ㆍ작성일	2013-05-22 (수) 10:11

ㆍ추천: 0 ㆍ조회: 1722

ㆍIP: 121.xxx.80

고봉 기대승 강릉김씨의 피가 흐른다

조선 중기 4대 유학자를 꼽으라면 단연코 기호지방의 덕수이씨 율곡 이이(1536~1584), 영남지방의 진성이씨 퇴계 이황(1501~1570) 및 창녕조씨 남명 조식(1501~1572) 그리고 호남지방의 고봉 기대승(1527~1572)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高峯奇大升은 행주기씨 14세손이며 그의 직계 6대조인 기중평(奇仲平)<8세손>의 배위가 바로 강릉김씨로 강김 19세손 之福의 따님이다.

먼저 강릉김씨 세계도와 족보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16---17---18---19-----20세
雄---七貂--璜--1之德
2之福 --雨
奇仲平
趙임
奇顯

특이하게도 황의 사위가 기현이고 또 손서가 기중평으로 모두 행주기씨인데 기현과 기중평은 부자지간이다.

子璜(황)◁
護郞◁

일단 호랑(護郞)은 의랑(議郞)의 오기이며 의랑은 여말선초 6조의 정4품 관직명이다. 황의 생졸연도 및 심지어 배위까지도 알 수 없으나 가계도를 보면 슬하에 적어도 2남(之德之福) 1녀(奇顯)를 둔 것을 알 수 있다.

子之德(지덕)◁
軍器少尹或云郞將◁
군기소윤 혹운 낭장

子之福(지복)◁
或云郞將◁
[配]海州崔氏父密直 풍 祖學士有侯曾祖侍中文淸公滋外祖幸州奇蘊或云◁
[配]直郞李仲育女密直崔풍之外孫云◁
혹운 낭장
[배]해주최씨 부 밀직 풍 조 학사 유후 증조 시중 문청공 자 외조 행주 기온 혹운
[배]직랑 이중육녀 밀직 최풍지외손운

낭장 벼슬을 한 것으로 보아 일단 무관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낭장이라고 해서 그당시 반드시 무관일 필요는 없었다. 고려시대 2군6위(二軍六衛)의 200명으로 구성된 부대의 지휘관으로 있던 낭장(郞將: 正六品)이 조선 초까지 이어지다가, 1394년(태조 3) 부사직(副司直)<종5품>으로 이름을 바뀌고, 1466년(세조 12) 관제정비 때 사과(司果)<정6품>로 고쳐 제도화되었다.

[전실] 해주최씨의 친정 아버지 최풍(崔豐<豊의 古字>)의 인적사항은 자세하지 않으며, 조부 崔有侯는 1254년(고종41)에 고려문과급제기록이 있고, 증조 崔滋(1188~1260)은 고려후기의 대학자이다. 외조가 행주기씨 奇蘊일 수도 있다고 했다.

행주기씨는 시조의 아들 奇守全이 무신정권의 최충헌과 동서지간으로 권력에 접근할 수 있었는데 奇蘊[5세손]은 기수전의 증손이며 고종의 부마이다. 동생 奇琯의 손자들이 奇轍과 기황후이다. 고려 원종15년(1274) <고려사절요>에 보면 일본원정대를 선발할 때 기온은 추밀원부사(樞密院副使)의 관직에 있었던 기록이 있다. 사돈지간인 崔有侯와 奇蘊의 연배는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후실]은 직랑 이중육의 따님이거나 또는 밀직 최풍의 외손녀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李仲育<본관미상>이 최풍의 사위일 가능성이나 이와 별도로 之福의 후실이 최풍의 외손녀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왜냐하면 전실 최풍의 따님이 죽자 후실로 외손녀<즉 전실의 이종조카>가 들어갔다는 것인데 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 奇顯(기현)◁
幸州人判事父判事孝順祖判閤門事節曾祖上將軍謙
幸州奇譜顯之室密直尹詮女云或是前後娶而然否◁
행주인 판사 부 판사 효순 조 판합문사 절 증조 상장군 겸
행주기씨 족보에 따르면 기현의 배위는 밀직 윤전의 따님이라고 하던데, 혹시 전실과 후실일 수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강릉김씨 璜의 사위 奇顯은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아무튼 고려말의 유명인사이므로 먼저 그의 <백과사전> 항목과 행주기씨 족보내용을 본다.

기현(奇顯)
?∼1371(공민왕 20). 고려 공민왕 때의 난신(亂臣). 최사원(崔思遠) 등과 함께 신돈(辛旽)의 심복이 되어 신돈을 자기의 집에 거처시키고 봉선사(奉先寺)를 거쳐 왕궁에 출입하게 하면서 횡포와 권세를 누렸다. 뒤에 신돈의 일당인 최사원·정구한(鄭龜漢)·진윤검(陳允儉)·기중수(奇仲脩) 등과 함께 주살되었다.

7세 奇顯
一三○三年忠列王二九年生官壁上三韓三重大匡領都僉議政丞
恭愍一三七一年辛亥六月丙辰被禍
高麗史又有二子俶倫亦被禍云
配郡夫人海平尹氏密直詮女
后配江陵金氏議郎璜女無育
墓所失傳二○○○年庚辰設壇於元堂先塋

기현(1303~1371.6월)의 전실은 해평윤씨로 밀직 윤전의 따님이고, 후실은 강릉김씨로 의랑 김황의 따님이고 또 후실 강릉김씨의 자손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현은 전실 해평윤씨와 슬하에 仲平仲理仲敏仲齊仲修 등 5남을 두었는데 지복의 맏사위 奇仲平이 장남이다. 장남 仲平과 막내 仲修가 아버지와 함께 화를 입었다고 한다.

또 연려실기술 제1권 > 태조조 고사본말 > 4고려말 정사의 문란과 왕업의 일어남조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 신돈이 처음 궁중에서 나와 기현(奇顯)의 집에 우거하면서 기현의 처와 간통하고 음식을 만들게 하였다. [처음 기현의 처가 과부로 있을 때에 신돈이 중이 되어서 간통하더니, 뒤에 기현에게 시집갔는데, 신돈이 기현의 집에 주인을 정하고 또 간통하였다.] 기현이 처와 함께 조석으로 곁에서 신돈을 모시기를 늙은 노비와도 같이 하였다. 이로 인하여 기현이 갑자기 등용되었다. 《여사제강》

위 기사에서 말하는 奇顯의 처가 과연 해평윤씨인지 아니면 강릉김씨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또 어떤 다른 첩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辛旽(1322~1371)이 고려 공민왕 대에 정사에 개입한 시점은 대략 1365년(공민왕14) 경이며, 이때 기현(1303년생)의 나이는 63세이므로 어떤 다른 첩이 아니라 처라면 강릉김씨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강릉김씨 족보에서 재가(再嫁) 기록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해평윤씨일 가능성도 있다.

之福은 전실 해주최씨와 후실 이씨<이중육의 따님, 본관미상> 사이에서 슬하에 적어도 1남2녀를 둔 것으로 되어 있다. 누구의 소생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아들과 사위들을 살펴본다.

子雨(우)◁
小尹◁
[配]天安全氏父大提學昇祖左僕射仁亮曾祖少卿世柱外祖將軍海州崔有비◁
소윤
[배]천안전씨 부 대제학 승 조 좌복야 인량 증조 소경 세주 외조 장군 해주 최유비

먼저 [배]천안전씨의 외조 해주최씨 최유비(崔有埤)가 눈에 띄는데, 최유비는 최유후의 동생이다. 따라서 해주최씨 족보에서 강릉김씨 金之福(사위)과 金雨(외손서) 부자의 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8세 9세 10세 11세
崔滋 1崔有侯崔豊 >金之福
2崔有埤 >全昇 >金雨

천안전씨는 동학혁명의 녹두장군 전봉준(全琫準 1855~1895)으로 대표되는 가문인데, 김우의 처부 대제학 全昇(미상~1302)은 고려 元宗[재위:1260~74] 때 문과(試年未詳)에 급제한 인물이고 또 처남 全信(1276~1339)을 통해서 김우의 생졸년도를 대충 가늠할 수 있겠다.

서 奇仲平(기중평)◁
幸州人郞將父侍郞顯祖判事孝順曾祖判閤門事節外祖密直尹詮◁
행주인 낭장 부 시랑 현 조 판사 효순 증조 판합문사 절 외조 밀직 윤전

맏사위 기중평의 배위 강릉김씨가 해주최씨 소생인지 아니면 이씨<이중육의 따님>의 소생인지 알 수 없었는데 행주기씨 기중평의 배위 족보내용을 보면 이씨 소생임을 알 수 있다.

[配]江陵金氏中郎將之福女議郎璜孫領都僉議七貂曾孫直郎李仲育外孫
[배]강릉김씨 중랑장 지복녀 의랑 황손 영도첨의 칠초증손 직랑 이중육외손

따라서 더불어 둘째 사위의 배위 강릉김씨도 이씨 소생임을 알 수 있다.

서 趙 임(조임)◁
豊壤人判事父直提學德麟祖右代言炎暉曾祖郞中季령 外祖羅光萬◁
풍양인 판사 부 직제학 덕린 조 우대언 염휘 증조 낭중 계령 외조 나광만

풍양조씨 조임(趙袵)은 殿直公(지린)계 錦州公派中始祖<8세손>이며 初名이 덕린(德麟)이고 父가 염휘(炎暉)이고 2남을 둔 것으로 되어 있어 우리의 족보내용은 조금 잘못 되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수정해야 한다.

서 趙袵(조임)◁
豊壤人判事父右代言炎暉祖郞中季鴒曾祖掌令晶外祖羅光萬◁
子汝平直長吉通水使

이상 려말선초 강릉김씨와 행주기씨의 혼맥을 종합해보면 18세손 璜의 따님 강릉김씨가 행주기씨 奇顯의 후실로 들어가셨으며 또 奇顯의 장남 奇仲平(전실 해평윤씨 소생)을 다시 孫壻로 맞이함으로써 겹사돈을 맺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주기씨는 기중평과 강릉김씨의 소생으로 직계후손이 번창하여 조선조에 기찬(奇襸) 기준(奇遵) 기대항(奇大恒) 기대승(奇大升) 기자헌(奇自獻) 기준격(奇俊格) 등과 같은 훌륭한 인재들을 배출할 수 있었는데 모두 강릉김씨 핏줄의 힘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