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

4평방메터 고향땅

-부녕파 여운현소파비석을 세우는 날

김만석

나는

지금

서러운

마음으로

여기

4평방메터

땅을

숭엄히

밟고 서서

저기

구수하강이

흘러 흐르는

구수하벌을

굽어 본다.

그 옛날

우리 선조님들이

두만강을 건너

바로

이곳에

와서

괴나리 보짐을 풀고

올망졸망

초가집 짓고

오붓하게

살아 가던

그 이름도

정다운

부녕,

부녕마을!

그

자랑스러운

부녕마을이

지금

사라져 간다

우리 선조님들이

맨발로

꽁꽁

다져놓은

사랑의

논뚝길이

아스팔트

포장길에

깔려

역사 속으로

파묻혀 간다

우리 선조님들이

흘린

구슬땀으로

걸구어진

기름진

고향땅이

태산같은

공장건물에

눌리워

역사 속에

파묻혀 간다...

정든 고향은

돈에 팔려

사라져

사라져 가고

고향사람들은

그

땅값을

받아 쥐고

정든 고향을

떠나

떠나들 가고

아,

이제 남은

고향땅은

오로지

여기

4평방메터 땅!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바로

이제 남은

이

4평방메터

땅이

그리운

고향이라고

정든

고향이라고

잊지 못할

고향이라고

지지리

아프고

지지리

쓰라린

우리의

가슴 속에

우리는

마음을 모아

우리는

힘을 모아

선조님 비석을

높이

높이

세운다

201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