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김씨 시조 명주군왕 김주원

김문기 글 (200자 원고지 255매 정도)

(1) 프롤로그                                                                   1

(2) 신기한 물고기                                                             4

(3) 신라 왕실의 혼란                                                         8

(4) 쿠데타를 일으킨 김경신                                                 12

(5) 주왕산에서 명주로 가는 김주원                                        16

(6) 아들과 손자들                                                           23

(7)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김헌창의 거사                                  27

(8) 범일국사와 왕순식                                                      38

(9)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의 세 왕릉                                       42

1.1.1. 프롤로그

아주 어릴 적 일이 생각난다. 술 좋아하시고 풍류 좋아하시고 지역 정치 활동을 즐겨 하시면서도 아이들에겐 무척 엄하신 우체국장이란 분(김진호)이 계셨다. 그 분은 본래 몇 차례나 백곡면장을 역임하셨는데, 우리 어릴 적에는 별정인 백곡우체국장직을 맡고 계셨다.

그 분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아이들을 발견하면 급하게 자전거를 세우고는 아주 엄한 얼굴로 단도직입적으로 물으셨다.

“너는 누구냐!”

목소리가 우렁우렁하셨다. 그런데 이런 경우 어리둥절한 꼴로 ‘저는 000입니다.’라고 대답했다가는 그대로 귀뺨대기를 때리셨다. 아이들이 하나든 둘이든 줄 세워 놓고 때리셨다.

나는 실제 맞은 적이 없지만 뺨을 맞고 나가떨어진 아이들을 몇 명 보았다. 그 당시는 어른이 때리면 그대로 맞아야 했고 투정 한 번 못 부리고 군인들처럼 다시 부동자세로 선 채 다음 말씀을 기다려야 했다. 인습이 그랬다.

그때 지나가는 아저씨들이 큰일 난 듯 아이들을 붙잡고 충고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

“이 녀석! 너는 ‘강릉김씨 모암공파 38대손 누구입니다.’라고 대답해야지! 얼른!”

“야아.”

그때는 ‘네’라는 표준말을 안 쓰고 ‘야아’라고 좀 길고도 느리게 발음을 해야 예의바른 대답으로 인식이 되던 시절이었다.

우체국장님이 서슬 퍼렇게 다시 물으셨다.

“너는 누구냐!”

아이들은 일제히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 중에 끼어있던 나는 우체국장님을 향하여 소리치듯 말했다.

“야아. 저는 강릉김씨 모암할아버지의 38대손 김문기입니다.”

크고 또렷하게 말을 해야만 우체국장님의 화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다.

“그래. 이제야 알겠나! 너는 명주군왕이신 주원공의 자손이고 모암할아버지의 38대 후손이란 말이다!”

“야아.”

“다시 말해봐! 얼른!”

“야아. 저는 명주군왕이신 주원공의 자손이고 모암할아버지의 38대 후손 김문기입니다!”

“그래, 녀석! 사람이란 모름지기 조상님을 잘 알고 섬기고 자긍심을 가져야 하는 거야. 너는 위대한 왕의 자손이란 말이다! 똑바로 알아!”

“야아.”

그렇게 애써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조상의 얼을 심어주려고 애쓰시고는 자전거를 타고 떠나시던 우체국장님. 이제는 그 분도 세월 따라 저 세상으로 가셨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의 존재 가치며 핏줄로 연연히 전해져오는 선대의 얼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저 잘 놀고 잘 크고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우체국장님이 “너는 누구냐!”라고 하셨을 때 “야아. 저는 명주군왕이신 주원공의 자손이고 모암할아버지의 38대손 김문기입니다!”라고 대답한 것은 그저 귀뺨대기를 맞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나이가 한 살 두 살 더 먹어감에 따라, 황혼이 차츰 아름답게 여겨지면서 무엇인가 의지할 언덕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그 언덕에 자리한 조상과 향토의 뿌리는 그런 의미에서 차츰 내 가슴에 향기를 풍기고 있다.

그리고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고, 조상님의 행적과 얼을 되새기기다 보면 앞으로 내가 나아갈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하나씩 깨닫게 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나는 조상님이 은연중에 닦아놓은 올바르고 정의롭고 행복한 길로 나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어릴 적 우체국장님이 말씀하시던 나의 조상님은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이셨을까? 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강릉김씨 서울종친회 사이트로 들어가 시조의 득관 유래 편을 보니 다음과 같이 나온다.

시조 명주군왕은 신라 김씨의 시조 알지(閼智) 대보공의 21세손으로 신라 37대 선덕왕이 후사 없이 서기785년에 승하하여 당시 시중 겸 병부령(지금의 국무총리 겸 국방장관)인 주원(周元)공을 왕위에 오르도록 군신회의에서 결의했으나 주원공의 저택이 경도의 북쪽 20리에 있었는데 때마침 큰비가 내려 냇물이 넘쳐 건너지 못하자 인군(人君)자리는 잠시도 비울 수 없다하고 당시 상대등인 김경신(金敬信)공이 왕위에 오르게 되니 이가 신라38대 원성왕이시다. 주원(周元)공이 비가 개인 후 임상(臨喪)차 단기(單騎)로 입궁(入宮)하니 왕위에 오른 김경신(金敬信)이 주원(周元)공에게 왕위(王位)에 오르기를 권(勸)했다. 하지만 주원공은 인군대위(人君大位)는 천명(天命)이라 하며 사양하고 어머니의 고향인 명주로 퇴거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원성왕은 왕위를 양보한 덕을 생각하여 명주(강릉)를 중심으로 강릉, 울진, 평해, 삼척 등 동해안 일대를 분할하여 다스리게 하고 명주군왕으로 봉했다. (東國與地勝覽) 이때부터 명주도성을 중심으로 세습통치 하면서 자손이 번성하여 강릉김씨로 득관 하고 명문거족의 발상지가 되었다.

보니, 아주 오래된 상황과 행적을 기록한 것이라서인지 내용이 자못 짧다. 업적과 사상 부분은 언급이 없고 그저 관직 위주로 인물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정서적이고도 감상적으로 이해하게끔 쓰여 있다. 더불어 이 강릉김씨 득관 유래에는 드라마틱한 인물 이야기가 조금씩 살짝살짝 숨겨져 있다는 것도 눈치 챌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이 글을 통하여 강릉김씨의 시조인 명주군왕 김주원과 3대에 걸친 자손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이고도 개연성 있는 이야기로 밝혀보려고 <三國遺事> <三國史記> <東國通鑑> <三綱行實圖> <東國與地勝覽> <新羅 元聖王의 卽位와 下代 王室의 成立> 등 여러 문헌을 참고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자료를 찾아 읽고 분석하고 검토하기 이전, 그러니까 역사에 대해 별로 신경을 안 쓰던 시절, 김주원은 그저 하늘의 뜻에 따라 왕위에 오르지 못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고 그의 아들 김헌창은 그저 반란을 일으켰다가 죽은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살았던 신라 하대의 사실 관계를 살펴보니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고의적으로 왜곡도 부분이 많았고 여러 모로 잘못 알려진 내용도 많았다.

잘못된 역사 기술은 이렇게 후손으로 하여금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게 하고 그렇게 연연히 왜곡되어 전해지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후손이 또 다른 잘못된 역사를 저지르기 마련 아닐까. 따라서 옳든 그르든, 잘났든 못났든, 선조의 역사를 올바르고도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고 그렇게 하나하나 정립시켜 세상에 남기는 일은 더없이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그럼 글을 어떻게 쓸까? 역사 자료를 많이 참고하고 싶다. 가급적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쓰고 싶다. 부연 설명까지 붙여가며 쓰고 싶다. 아울러 리얼리티와 판타지를 넘나들며 내 나름대로의 유추해석도 첨가해 놓으면 어떨까.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써나가는데, 내 능력으로는 자못 힘겨운 일이면서도 조상의 얼을 되새기며 글을 쓰자니 차츰 행복한 기분에 젖어든다. 밥 먹는 일을 잊은 채 날밤을 새워도 행복하다.

++++++++++++++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명주군왕 김주원 할아버지와 세 아들 그리고 그 당시 신라 하대의 강릉김씨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 자료집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위 내용은 책의 목차와 머리말 부분입니다.

그런데 자료가 너무 부족합니다. 이건 후손들 탓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 장보고는 해적이 아니라 해상왕국을 건설한 CEO로 묘사되어 위인전마다 다 실리는지, 어찌 묘청은 괴승이 아니라 민족주의자로 묘사가 되며 역사에 길이 남는지, 어찌 전봉준은 반란군이 아니라 민족 혁명의 주역으로 이 나라 후손에게 희망과 애국심을 심어주고 있는지, 이런 점에 비추어보면, 우리 강릉김씨로서도 지난 조상의 얼에 대해 재조명을 하고 뭔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자료가 너무 부족합니다. 제가 쓰기는 현재 200자 원고지 255매 가량이며 앞으로도 더 써야 하는데, 거의 다 삼국사기나 설화에 기인한 것으로 우리 조상님에 대해 상당히 안 좋은, 본질적으로 잘못된 사관에 의해 쓰인 것들뿐입니다. 참 애석합니다.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의 범죄적 역사 인식이며 가치관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어찌 우리들만 김부식의 사관에 그대로 따르면서 조상님이신 김헌창에 대해 '반란 역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인가요. 이에 대해 객관적이고도 올바른 자료를 토대로 조상님의 얼과 행적에 대해 새롭게 조명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명주군왕과 세 아들에 관련된 자료가 있으신 분은 저에게 열람만이라도 시켜 주십시오. 조상님에 대해 글을 써서 책으로 내기 위해서입니다.

이메일 hipen@naver.com

핸드폰 016-703-7816

집전화 02-386-1247

저는 김문기입니다. 홈페이지 http://www.123pen.com에 제 프로필이 실려 있으니 참고 바라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릉김씨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