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엽의 장인, 허균의 외조부 24세 광철 <4부>
<4부>
이제 광철 본인의 차례가 되었다. 먼저 인터넷 족보의 내용보기를 인용하여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분량이 상당히 많은 관계로 내용별로 단락을 지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광철(光轍) 24 子 세훈(世勳) 대(臺) 필양(匹陽) 太師公 副正公派
光轍(광철)◁
字 子由 號 愛日堂
一四八八年 成宗 戊申 二月十六日 生
中宗 丁卯 生員 擢 癸酉 別試 丙科 韓忠 榜下 第四人
광철은
자가 자유이고, 호는 애일당이다.
1488년 성종 무신년 2월16일 생이다.
중종 2년 정묘(1507)에 생원이 되고, 계유(1513) 별시 병과에 장원 한충이하 4등으로 발탁되었다.
<참조사항>
광철은 강릉에서 자신이 공부하던 애일당으로 자호(自號) 하였는데, 허균(1569-1612)은 23세 되던 해에 임진왜란(1592)이 터지자 어머니를 모시고 만삭의 아내와 함께 외가로 피신하여 외조부 광철의 애일당에서 공부하였는데, 이 애일당의 뒷산이 바로 교산(蛟山)이다. 균은 이 교산으로 자호하였다. 교(蛟)는 교룡(蛟龍-이무기)이란 상상의 동물을 뜻하며, 교산에 얽힌 일화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소개하겠습니다.
歷 兩司 春坊 應敎 直提學 吏戶禮참議 禮曹참判
公 自 翰林
出爲 密陽端川守
入爲 禮戶曹正郞 兵曹佐郞
出爲 安東長湍東萊府使
歷 驪吉晋州牧使 遷舍義州府尹 丙午 錦伯 戊申 完伯 又爲 箕伯
終爲禮참
관력은 양사 춘방 응교 직제학 이호예조참의 예조참판을 지냈으며,
공은 한림원으로 출발해서
외직으로 나가 밀양 단천 군수를 역임하고,
입조하여 예호조정랑 병조좌랑을 역임하고,
외직으로 나가 안동 장단 동래 부사를 역임하면서
관력은 여주 진주 목사, 의주부윤으로 옮겼고, 병오(1546, 명종원년)에 금백(충청도관찰사), 무신(1548) 완백(전라도관찰사), 또 기백(평안도관찰사)을 역임하였으며,
예조참판으로 관력을 마쳤다.
<참조사항>
양사는 사헌부와 사간원을 뜻하고, 춘방은 세자시강원의 이칭이며, 응교(정4품)와 직제학(정3품 당하)은 홍문관 및 예문관의 관직이며, 참의(정3품 당상)와 참판(종2품)은 6조의 관직이다. 첫줄에 전반적인 약력이 간단히 소개되어 있다.
자(自)는 “--로부터(from)”이며 “--까지(to)” 는 지(至)라고 한다. 여러 관직의 승차관계를 설명할 때 자주 쓰인다. 출(出)은 외직(外職) 또는 지방으로 나가는 것을 말하며, 입(入)은 조정으로 입조(入朝)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출장입상(出將入相)이라고 하는데, 변방으로 나가면 용감한 장군이고 안으로 들어오면 훌륭한 재상을 뜻하는 것으로, 문무겸전(文武兼全)의 이상적인 신하를 뜻한다.
한림원은 예조속아문으로 있는 홍문관, 예문관, 승문원 등 문한(文翰)을 다루는 관을 포괄적으로 지칭할 수도 있으며, 좁게 말할때는 특히 홍문관을 지칭한다.
정랑은 정5품직이며 좌랑은 정6품직이므로, 여기에서 승차관계는 역순으로 쓰였다.
금백(錦伯)은 충청도 관찰사를 뜻하는데, 충청도는 관찰사가 주재하는 감영(監營)이 공주(公州)에 있고, 공주 옆으로 금강(錦江)이 흐르기 때문에 금강의 금이 충청도를 뜻하는 이칭으로 자주 쓰인다. 마찬가지로 완백(完伯)은 전라도 관찰사를 뜻하는데, 전라도 감영이 있는 전주(全州)의 옛이름이 완산주(完山州)였기 때문에 완(完)은 전라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자주 쓰인다. 마찬가지로 기백의 기(箕)는 감영이 있는 평양을 뜻하는데, 평양이 옛 기자조선(箕子朝鮮)의 땅이었기 때문에 기로써 평안도를 뜻하게 되었다. 그밖에도 각도의 이칭은 서너개 정도 있다.
* “참”의 한자는 “參” 인데, 인터넷 족보를 만들 당시 이 한자가 기술상 변환이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公 癸酉 春 讀書 于榮州浮石寺時 無科擧之制
一夕夢 有神人告曰 公某曰上京必有大慶覺 而異之下 及告家徑行上洛
入京日 乃初場遂連捷解會
공이 계유년 봄에 영주 부석사에서 독서할 때, 과거시험이 없었다.
어느날 밤 꿈에 신인이 말하기를, “공이 모일 상경하면 필히 큰 경사가 있을 것이다.” 하였다. 이를 이상하게 여겨, 집에 고하고 지름길로 서울로 올라갔더니,
입경일에 초장시험을 치르고 계속해서 시험에 합격했다.
<참조사항>
과거시험은 간지년도에 자(子), 묘(卯), 오(午), 유(酉) 자가 들어간 해에, 즉 4년마다 정규시험인 식년시(式年試)가 시행되는 것인데, 위의 일화에서 정유년은 마땅히 식년시가 있어야 하는 년도이지만, 왕실의 초상 등 조정에 사정이 있어 식년시 과거시험을 치루지 않기로 이미 사전에 발표가 있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실제로 광철이 급제한 별시(別試)가 있었고, 또 나중에 식년시도 시행되었다. 별시 후에 또 식년시가 거행된 것으로 보아, 위 일화는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이다.
상락(上洛)의 “락”은 낙양(洛陽)을 뜻하는데, 낙양이 중국에서 주(周)나라의 수도가 된 이래로 여러 왕조에서 수도였으므로, 조선이나 일본 등 주변국가에서도 “락”이 수도를 뜻하는 것으로 쓰이게 되었다. 상락(上洛)은 곧 상경(上京)과 같은 뜻이다.
公 性 嚴正英偉 軀幹 魁梧 時人望之敬服 行狀與祭文 出鄕賢錄
公爲正言時 密陽人 有殺父者 特除 公爲縣監 往리之 摘其宿奸歷數杖之 府中접伏
邑有豪族强奪民田 族連勳宰 官莫敢誰何 公引法決罪咸快之
공은 성품이 엄정영위하였으며, 체구는 오동나무처럼 뛰어났다. 세상사람들이 공를 보고 공경하며 복종했다. 행장과 제문이 향현록에 실렸다.
공이 정언으로 재직할 때, 밀양인으로 부친을 살해한 자가 있었는데, (임금께서) 특별히 공을 현감으로 제수하여 그곳에 가서, 그 오래된 간력(못된 짓들)을 적발하고 수십대 곤장을 쳤더니 부중사람들이 복종했다.
마을에 호족이 있어 민전을 강탈했는데, 그 족인들이 훈구재상들과 연계되어, 관에서도 감히 어찌하지 못했는데, 공이 법으로써 죄를 모두 빨리 척결했다.
<참조사항>
광철이 밀양부사로 부임하여 위 범죄자를 치죄하다가 그만 죄수가 장사(杖死-곤장을 맞다가 죽음)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는데, 이 문제가 비화되었고 반대파의 무고로 인해 광철이 조정에서 발목을 잡히는 일이 벌어지는 기사가 실록에 전한다.
中廟末年 柳判書仁淑 力薦之참 三司長官 望十二度點 終不落 人爲歎
公曰 焉知非福 偶除 全州府尹 獨免乙巳禍
중종 말년에 판서 유인숙이 공을 참판에 강력하게 추천하고 삼사 장관들이 12도점에 의망하였는데, 끝내 낙점되지 못하자, 사람들이 한탄하였다.
공이 말하기를, “우연히[대신에] 전주부윤에 제수되어 을사사화를 홀로 면했으니 어찌 복이 아니라고 하겠는가.” 하였다.
<참조사항>
유판서인숙(柳判書仁淑) = 성과 이름 사이에 관직을 삽입하여 표현할 수도 있는데, 판서 유인숙과 동일한 표현이다. 내용보기에는 이러한 표현이 많이 있다.
망(望)은 의망(擬望)을 뜻하며, 낭청에서 3명을 추천하면서 도점으로 우선순위를 선정하면 임금이 그 우선순위에 따라 제1순위자를 낙점(落點)하는 것이 보통인데, 위 고사는 임금의 의중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있어 광철이 낙점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불락(不落)은 낙점되지 못했다는 것이며, 그래서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한탄했다는 뜻이다. 위 일화에서 관직임명을 둘러싸고 이미 파벌간에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公爲司諫時 安老方熾 公不屈見及安老敗
柳相灌 薦참判 公不曲意往見後灌死於乙巳 公不與焉
공이 사간원에 재직할 때, 김안로의 방도가 드셌는데, 공이 굴하지 않고 찾아가니 김안로가 패하였다.
재상 유관이 공을 참판에 천거했는데, 공이 뜻을 굽히지 않고 가서 보니 유관이 이미 을사사화에 사망한지라 참여하지 않았다.
<참조사항>
을사사화 및 김안로, 유인숙, 유관 등 파벌의 정쟁(政爭) 관계는 백과사전을 참조하십시오.
一五五○年 明宗 庚戌 四月十六日 卒
◎先塋 後 辰向◁
◎安城李氏 父 進士 碩珍 祖 參軍 得源 曾祖 繼良 外祖 主簿 江陵 金坤 忌 十一月二十三日◁
◎淸州楊氏 忌 十二月二十八日
◎品 戌坐 大提學 鄭萬朝 撰 神道碑 時享日 陰 十月初二日◁
* 묘는 선영 뒤에 있으며, 진향(동남방향)이다.
* 첫째 부인은 안성이씨이고, 부는 진사 석진이며, 조부는 참군 득원이고, 증조는 계량이고, 외조는 주부 강릉김씨 김곤이다. 기일은 11월 23일이다.
* 둘째 부인은 청주양씨이고, 기일은 12월 28일이다.
* 품[품석을 말하는 듯]은 술좌(서북방향, 진향과 동일)이다. 대제학 정만조가 찬을 한 신도비가 있다. 시향일은 음력 10월초2일이다.
<참조사항>
대제학 정만조(1858-1936)는 조선 말기의 학자이므로, 위 신도비는 광철이 사망하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정만조와 친분관계가 있던 광철의 직계 후손이 부탁하여 정만조가 찬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호에 허엽과 광철의 가족관계를 설명합니다>
숙간공 백동파 38세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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