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파(柏洞派)의 백동은 어디인가?
백동파(柏洞派)의 백동은 어디인가?
강릉김씨 20세 휘[이하 생략] 양남(揚南)이 여말선초에 연천에 은둔하였고, 양남의 5대손 25세 숙간공(肅簡公) 첨경(添慶)(1525-1583)이 명종4년(1535)에 급제하여 출사하므로써 그리고 숙간공의 직계 후손들이 대거 급제 출사하여 주로 거주하였다는 한성부(漢城府)의 백동(柏洞)[또는 栢洞] 마을, 일명 “잣골”은 과연 오늘날의 어디쯤일까?
첨경의 아들 선여(善餘)(1567-1604)의 호가 백천(栢川)인 점을 감안한다면 백동 마을에는 일명
“잣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또 내를 중심으로 윗마을과 아랫마을도 있었을 것이고, 이 잣내를 가로지르는 흙다리[토교(土橋)]도 있었을 것이다.
한성부 설치 당시에는 행정구역을 동 서 남 북 중 등 5부(部)로 나뉘고 그 아래에 방(坊)과 계(契)· 동(洞)을 두었다. 5부 52방을 두었는데, 그중 백동이 있었던 동부는 오늘날 종로 3가에서 동대문 및 혜화문까지 아우르는 지역이고, 동부 12방의 방명(坊名)은 다음과 같은데, 그중 숭신방과 인창방은 도성 밖의 행정구역이다.
연희방(燕喜坊)· 숭교방(崇敎坊)· 천달방(泉達坊)· 창선방(彰善坊)· 건덕방(建德坊)·
덕성방(德成坊)· 서운방(瑞雲坊)· 연화방(蓮花坊)· 관덕방(觀德坊)· 흥성방(興盛坊)
숭신방(崇信坊)· 인창방(仁昌坊)·
조선 초기의 한성부 관할구역은 도성으로부터 사방 10리까지로 하였으나, 대부분의 인구가 도성 내에 집중되어 1428년(세종 10) 한성부 인구 10만 3328명 가운데 도성 밖 10리까지의 인구는 불과 6,044명 뿐으로, 도성 밖에는 서대문· 서소문 밖에 2방, 동대문 밖에 2방, 남부의 2방 등 6방이 있을 정도였다.
52방은 세종 때 서부의 3방을 폐지하여 49방이 되고, 영조(英祖) 때는 동부 6방, 남부 11방, 서부 9방, 북부 12방, 중부 8방으로 5부 46방이었으며, 그 밑에 328계(契)를 두었다. 조선사회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통해 전대미문의 사회적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한성부도 예외는 아니었고, 농민들이 대거 한성으로 몰려들어 도성 밖에 거주하므로써 행정구역의 개편이 불가피하게 된 때문이었다. 동부에서 6개 방을 폐지하여 12개 방에서 숭교방 창선방 건덕방 연화방 숭신방 인창방 등 6방으로 확대 통폐합되었다.
그후 1865년(고종 2) 동부에 경모궁방(景慕宮坊)이 신설되어 47방이 되고, 계도 11개가 증가되어 339계가 되었다가, 1894년 갑오경장 때에는 5부를 오서(五署)로 고치는 동시에 계와 동을 늘려 47방 288계 775동으로 하였다.
동서(東署)는 6방에서 다시 7방으로 통폐합되었는데 연화방, 창선방, 건덕방, 숭인방, 숭교방(성내 5방), 숭신방, 창신방(성외 2방)：7방 20계(성내 15계, 성외 5계) 165동(성내 92동, 성외 73동)이 있었다.
그 중에서 숭인방(崇仁坊)은 기존의 숭신방(崇信坊) 및 인창방(仁昌坊)의 일부를 통폐합하면서 그 머릿글자를 따온 방명인데, 2계 11동으로 경이계(景二契)에는 쌍계동(雙溪洞), 이화정동(梨花亭洞), 장생전동(長生殿洞), 토교(土橋), 하백동(下柏洞), 어의동(於義洞), 신대동(新垈洞), 상백동(上柏洞)이 있었고, 경일계(景一契)에는 토교(土橋), 혜화문내(惠化門內), 송동(宋洞)이 있었다.
쌍계동은 주변에 쌍계사의 말사(末寺)가 또는 쌍계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양에서 경치 좋기로 첫째 삼청동(三淸洞), 둘째 인왕동(仁旺洞), 셋째 쌍계동(雙溪洞), 넷째 백운동(白雲洞), 다섯째 청학동(靑鶴洞)이고 한양 5동(漢陽五洞) 이라 하였다. 다만 종로구청 인터넷 홈페이지 동명의 유래에는 쌍계동(雙鷄洞)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화정동은 이화정 때문에 붙여진 동명인데, 이화동 일대는 원래 배밭이었고, 중종 이전부터 이화정이라는 정자가 있었기 때문에 이화정동(梨花亭洞)이라 하였다. 이 정자는 일제 때 없어졌다. 이곳은 일찍이 중종 때의 문신(文臣)인 기재(企齋) 신광한(申光漢, 1484∼1555)의 옛 집터로 일명 신대(申臺)라 부르기도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던 곳이었다. 중종 때 문장·글씨·그림을 잘하여 당대의 삼절(三絶)이라는 칭송을 받은 신잠(申潛, 1491∼1554)이 <이화정에서 술에 취하여(醉後梨花亭)>라는 시를 읊으며 젊은 날을 회고하였는데, 거기에 " 뜰 앞엔 배꽃만이 피었을 뿐, 노래하고 춤추던 그때 사람들 볼 수 없구나"라는 구절이 나온다. 신광한은 신숙주의 손자이고, 신잠은 신숙주의 증손이고, 신광한은 신잠의 당숙이다.
장생전동은 장생전(長生殿) 때문에 붙여진 동명인데, 장생전은 소격동 사간원(司諫院) 북쪽에 종부시(宗簿寺)와 인접해 있었으며 조선 초 공신의 도상(圖像)과 관재(棺材)인 동원비기(東園煉器)를 관리하던 관아였다.
토교(土橋)는 흙다리가 있어 붙여진 동명이며, 흙다리 아래쪽에 있던 마을은 아래흙다릿골, 줄여서 아래흙다리 또는 한자로 하토교라 하였고, 위쪽에 있던 마을은 한자로 상토교라 하였다.
'어의동(於義洞)'은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았던 사저 본궁으로서, 지금의 현 종로구 효제동 동숭동 및 이화동 일대의 궁터이다. 어의(於義)를 한자풀이하면 "정의로운 곳"이다.
신대동(新岱洞)의 신대는 흔히 “새터”의 한자표기이고, 전국적으로 신대동이란 동명을 가진 곳이 부지기수인데, 아마도 동서(東署)의 행정구역이 통폐합되면서 새로 조성된 구역일 것이다.
송동(宋洞)은 혜화동과 명륜동1·2가에 걸쳐 있던 마을로 효종 때의 유학자 송시열(宋時烈)이 살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백동(柏洞)은 원래 “잣골”이며, 하백동은 “아랫잣골”, 상백동은 “웃잣골”인데, 주변에 잣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동명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이후 1914년 4월 1일부터 시행된 경성부 186개 정(町), 정목(丁目), 동(洞)의 명칭 중에서 숭인방의 동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혜화동(惠化洞)：송동(宋洞) · 상토교(上土橋) · 하토교(下土橋) · 상백동일부(上柏洞一部)
동숭동(東崇洞)：상백동일부(上柏洞一部) · 신대동(新垈洞) · 하백동(下柏洞) · 쌍계동일부(雙溪洞一部)
이화동(梨花洞)：쌍계동일부(雙溪洞一部) · 이화동(梨花洞)
따라서 백동은 오늘날의 혜화동 및 동숭동 일부, 특히 대학로 주변인 것을 알 수 있다.
숙간공 백동파 38세 형기
(* 위 글은 필자가 여러 자료를 취합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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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래
